공무원인 사촌 형의 결혼식에 20만원 부조하기, 가능할까? 소위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청탁금지법 때문에 공직자에게 선물을 하기도, 같이 밥을 먹기도 어려워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공직자에게도 친족이 제공하는 금품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는 기관은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공공기관 각급학교, 언론사 등이다. 이들은 특별히 청렴할 것을 요구받는 조직이기 때문에 이 법의 적용을 받는다. 그러나 해당 기관 소속 직원이 아니라도 공직자 등에게 부정청탁을 하거나 금품을 제공하는 경우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아, 어렵다. 그렇다. 어렵다. 청탁금지법은 아직 제정된 지가 얼마 되지 않아 선례나 판례가 형성되어 있지 않아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기다려 보자. 바로 지금이 깨끗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과도기이니까.
청탁금지법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치인들의 공직선거법에서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 지방자치단체의 장, 정당의 대표자, 후보자 및 입후보예정자 및 그 배우자가 금품·물품 등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는 이미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다. 물론 통상적인 정당활동, 의례적인 행위, 구호·자선적 행위, 직무상의 행위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정치인의 기부행위는 왜 진작부터 제한되었던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재력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만약 이러한 제도가 없다면 돈이 많은 사람은 선거구민에게 많은 이익을 제공할 것이고, 아무래도 선거구민들은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그 사람에게 표를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선거에 있어서 공정한 경쟁은 정책과 공약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정책과 공약을 통한 공정한 경쟁을 할 기회마저 놓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깨끗한 선거, 공정한 선거를 통해 민주정치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바로 정치인들의 기부행위 상시제한 규정이다.
생각해보면 정치인의 기부행위 상시제한 규정과 신생 청탁금지법은 일면 일맥상통 한다. 둘 다 돈이 부정하게 쓰이지 못 하도록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이 돈을 풀어 유권자에게 환심을 사서 당선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기부행위 상시제한, 금품이나 음식물을 공직자 등에게 제공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이권을 따내거나 인사상의 이익 등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청탁금지법. 모두 깨끗한 정치,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제도인 것이다.
깨끗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제도를 지키고 가꾸어 나가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정치인에게 받지도 말고, 줄 것을 요구하지도 말자. 그리고 공직자에게도 은밀한 청탁은 이제 하지말자. 나부터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정직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