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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포기한다는 각오로 코로나 방역에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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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포기한다는 각오로 코로나 방역에 동참”
  •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승인 2020.08.3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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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최근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주를 '1000만 시민 멈춤 주간'으로 정하고, '일상을 포기 한다'는 절체절명의 각오로 생활방역에 철저를 기해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금수저·흙수저에서 출발해 자산, 소득, 임금, 안전, 건강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차등화의 다층적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코로나19를 견뎌내는데는 더욱 가혹하고 냉엄한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존 C. 머터(JOHN C. MUTTER) 교수는 자연과학자이지만 재난 불평등(The Disaster Profiteers)에서 자연재해를 사회문제로 확장되는 지점인 ‘파인만의 경계(Feynman line)’를 포착해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경계에서 ‘재난의 상황은 늘 사회적 약자에게 더 가혹하며, 자연보다는 인간이 더 큰 피해를 준다’고 역설했다.

또 심리학자 키스 페인(Keith Payne)도 ‘부러진 사다리(The Broken Ladder)’에서 불평등 문제를 심리학으로 해석하고, 우리 사회를 가득 메우고 있는 불평등이 어떻게 일상적 행동, 정치적 선택을 조종하는지 깨닫게 해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8월 발표한 '한국경제 보고서(Economic Review of Korea 2020)‘에 따르면 ’한국은 OECD에서 가장 높은 노인 상대빈곤률로 인해 전체 상대빈곤률은 세 번째로 높고, 지니계수(Gini’s coefficient)로 측정한 세후 소득불평등도 일곱 번째로 높다고 밝히고, "이는 임금격차가 크고 소득 재분배는 제한적인 것에 기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OECD 보고서에서 한국의 이 같은 불평등 상황이 코로나19로 더 악화될 것이라 전망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직은 정규직 근로자보다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집중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누란지위(累卵之危)의 코로나19 확산은 안정성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는 상류 엘리트계층보다는 상대적 재난 취약계층인 장애인과 노인, 그리고 저소득층이 목숨을 더 잃고, 실업 고통을 더 받으며, 경제적으로 더 힘들다.

이들은 무방비상태에서 맨몸으로 버틸 수밖에 없으며, 변이를 거듭 중인 코로나19는 사람을 가리지 않지만 이를 견딜 수 있는 육체적이고 경제적인 면역력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난 약자에 대한 특별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레베카 솔닛(Rebecca Solnit)은 ‘이 폐허를 응시하라’에서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거대한 사회적 재난 속에서 오히려 ‘상호 부조와 이타주의의 천국’이 나타난다고 지적하고, “재난은 그 자체로는 끔찍하지만 때로는 천국으로 들어가는 뒷문이 될 수 있다"며, “재난의 파괴와 죽음의 절정인 동시에 새로운 사회를 실현하는 시작이자 개방이다”고 했다.

그렇다. 수도권에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방역도 경제도 모두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상황 인식으로 재난으로 무너진 질서를 공동체의 본래 주인공들이 바로잡는 작은 혁명, 즉 ‘재난 유토피아’로 거듭나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일상을 포기한다는 각오로 생활방역에 동참해야 한다. 이제 방역수칙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이자 의무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이기주의는 누구도 아닌 나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각별히 명심하고, 방역수칙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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