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가 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시작해 45살 어른이 됐다. 전 국민이 적은 비용으로 의료혜택을 받으며, 건강보험은 대표적 사회안전망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예방접종, 코로나19 진단‧치료비 지원 등 펜데믹 위기 극복에 절대적 힘을 발휘했다. 이 모든 것은 든든한 건강보험재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건강보험은 국민들이 성실히 납부한 보험료가 주 재원이다. 건강보험료 부과는 직장과 지역으로 나눠져 있다. 직장가입자는 소득에 따라, 지역가입자는 소득·재산·자동차에 따라 보험료를 부과하고,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재되면 보험료가 면제된다. 그런데 퇴직으로 직장 가입자에서 지역 가입자로 전환되는 경우 소득이 감소했음에도 오히려 보험료가 인상되는 불합리한 면이 존재한다.
건강보험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형평성 있게 보험료가 부과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직장과 지역으로 부과체계가 이원화돼 국민의 부담 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에 수년간의 사회적 논의와 국회에서의 여야 합의를 토대로 2018년 7월 1차 개편이 시행됐고, 2022년 9월 2차 개편이 시행된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는 ‘소득 단일 보험료 부과체계’로의 개편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소득 단일 부과 기반이 조성되지 않아 소득보험료 부과 비중을 점차 높이는 단계적 개편을 선택했다. 2018년 1단계 개편을 통해 재산·자동차보험료 부과 비중은 줄이고, 피부양자 인정기준을 강화했다.
2022년 9월 시행되는 건강보험료 2단계 부과체계 개편을 통해 재산·자동차에 부과되는 보험료는 추가로 줄이면서, 소득 정률제가 도입돼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은 낮아지게 된다. 또한 소득과 재산에 대한 인정기준을 더욱 강화해 부담능력이 있는 피부양자는 보험료를 납부하도록, 부담의 형평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지역가입자의 부과기준은 직장가입자와 같이 정률제로 변경되고, 재산보험료 공제 과표는 5000만원까지 확대되며, 4000만원 미만 자동차는 보험료 부과에서 제외하게 돼 대다수 지역가입자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건강보험은 국민들이 각자의 형편에 맞게 보험료를 내고 필요시 의료혜택을 공평하게 받음으로써 국민 상호간 위험을 분담하는 제도이다. 매월 납부하는 건강보험료는 누구에게나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능력에 따른 형평성 있는 보험료 부과가 매우 중요하다. 건강보험료 2단계 부과체계 개편을 통해 건강보험료 부담의 형평성과 수용성이 높아져 국민들에게 더욱 많은 사랑과 신뢰를 받는 건강보험료 제도가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