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분열이 심화되고 있는 이 시대에 ‘통합’과 함께 ‘교류’ 또한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교류란 각기 다른 사람, 문화, 성격, 지역의 특징적인 부분을 서로 주고 받거나 정보를 공유하며 그것을 통해 공감과 이해·통합에 가까워질 수 있다. 더 나아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청년 거버넌스의 대표적인 활동 조직은 청년(정책)네트워크, 참여단, 참여위원회, 협의체 등 지역별로 다양한 명칭으로 존재한다. 그 활동의 근거를 둔 조례 또한 점차 확대돼 현재는 광역지자체 16개, 기초지자체 140개 이상의 ‘청년참여기구’가 운영되고 있다.
현대의 청년들은 중장년층보다 지역간 이동이 잦고, 이로 인해 한 지역에 정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특징으로 볼 때 지역의 정서와 문화를 청년 개인이 단시간에 체득하거나 그것이 삶에 녹아 있기란 어렵다.
지난 8월 대구에서 16개 시·도 청년정책네트워크(참여기구) 위원장들이 모여 지방 중심의 청년정책을 만들고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을 지원했다. 이외에도 필자의 정보공개 청구 답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전, 제주, 전북, 광주 등 서울시를 제외한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청년참여기구간의 교류는 근 5년간 총 30건 이상에 달한다.
한 명의 청년에게서 그 지역의 특징 또는 대표성을 찾기는 어렵지만 청년참여기구는 운영 주체, 역할, 참여자 등에 따라 지역별로 형태, 방식, 내용까지 큰 차이가 존재하며 장·단점까지 뚜렷한 경우가 있다. 모든 지역이 획일화된 운영 형태를 띄는 것은 건강하지 않지만 다년간 활동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청년 거버넌스 제도의 발전과 확대를 위해 지역 청년참여기구 간의 교류와 협력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다.
서울시의 경우 ‘청년자율예산제 자치구 숙의형’, ‘자치구 청년참여 활성화 지원사업’ 등을 중심으로 자치구 청년참여기구들을 지원하고 교육도 운영했다. 그러나 점차 ‘청년자율예산제’에 대한 자치구 비율이 줄어들면서 폐지에 이르자, 자치구 청년참여기구들은 연대해 서울시에 대립하는 형태로 교류·협력을 이어왔다.
서울시 지원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치구 예산으로 청년참여기구를 운영하게 된 첫 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4개 구가 기존의 운영을 포기하거나 계획조차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광역시·도 위원장들간 협의체를 구성하며 다른 광역시·도에서는 기초지자체의 청년 거버넌스 안정화와 지속가능성을 위해 크고 작은 지원을 이어오고 있는 시점에서, 서울 또한 지역(자치구) 청년들의 목소리를 서울시가 청취할 필요가 있고, 자치구 중심의 청년 정책들이 살아나야 청년들의 체감도, 예산의 효용성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전국적 광역적으로 시행되는 정책과 지역적·마을 단위의 정책을 놓고 볼 때 당연히 후자가 이용자나 수혜자가 더 많을 것이고 체감도는 올라간다. 이는 정책 과정의 효율성과도 직결된다. 정책 대상의 지역적 범위가 넓을수록 홍보 효과는 큰데 반해 실제 정책의 이용자는 적고 체감과 효율은 떨어질 것이다.
이제는 서울시도 다시 한번 자치구 청년정책을 점검하고 지역 청년 거버넌스의 정착과 안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힘써주길 바란다. 그 방법으로 정기적인 ‘자치구 청년참여기구 교류협력회의’ 개최 지원과 지속 가능한 소통 플랫폼 구축, 각종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이 있을 것이다. 이것으로 서울시와 자치구 청년참여기구가 교류와 협력을 통한 상생 관계로 발전되기를 바란다.